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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 최악의 라스베이거스 총기참극…한국인 피해 없어 불행 중 다행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인 스트립 지역에서 1일 밤(미 서부시간) 10시 8분께 총격범이 야외 콘서트장에 모인 관람객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는 등 미 역대 최악의 총기참사가 벌어졌다. 사망자는 59명, 부상자는 527명으로 확인됐다. 이날 총격은 음악축제의 컨트리 음악공연이 끝나갈 무렵 발생했다. 범인인 스티븐 패덕은 콘서트장 건너편의 만델레이 베이 호텔 32층에서 지상의 콘서트장을 향해 무차별 난사했고, 콘서트장에 있던 청중들이 표적이 됐다.
 
범인은 자동화기로 보이는 총기를 10~15분간 난사했다. 콘서트장은 약 4만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총격 당시 콘서트장에는 2만 2천명이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최소 59명이 숨지고 527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총기난사사건은 범인 스티븐 패덕의 단독범행으로 확인됐다. 미수사당국은 “패덕과 함께 범행현장인 호텔방에 함께 들어간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몇 달간 패덕의 정신건강을 걱정했다는 패덕 동거녀의 진술이 나왔지만, 뚜렷한 범행동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총기 난사사건은 애초부터 대량살육을 목적으로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라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총격범은 범행 사흘 전인 9월 28일 라스베이거스 만델레이 베이 호텔에 체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32층 호텔방과 총격범의 자택에서는 모두 40여정의 총기가 발견됐다. 스티븐 패덕은 애초부터 대량살육이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경찰 특수기동대는 호텔의 방을 급습해 돌격소총을 포함한 최소 20여정의 총기를 압수했는데, 몇몇 소총에는 스코프(조준경)가 달려 있었고, 일부는 기관총으로 개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컸던 것은 자동연사였다. 자동화기는 총기 보유가 자유로운 미국에서도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AP통신은 3일 패덕이 총기 개조부품인 범프 스탁(bump-stock) 2개를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1발씩 발사되는 반자동 방식에 범프 스탁을 결합하면 1분당 400~800발의 완전자동 사격이 가능하다. 다만, 법률상 합법적인 반자동 소총으로 분류된다. 32층 호텔방에서 고공사격한 것도 피해를 키웠다. 32층의 깨진 창문은 모두 2개로, 해머로 깨고 자동화기로 난사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곧바로 사건이 발생한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지역을 폐쇄했고, 특수기동대(SWAT) 요원들을 파견했다. 총기 난사범은 네바다 거주민인 스티븐 패덕으로 확인 됐다. 애초 경찰과 대치하다가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실제로는 경찰이 호텔 방에 들이닥치기 직전에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또 이날 라스베이거스 북동쪽으로 130㎞ 떨어진 패덕의 자택에서 총기와 폭발물을 찾아냈다. 경찰은 메리루 댄리라는 이름의 여성도 공범으로 보고 추적했지만, 일단은 범행에는 연루되지 않은 것으로 잠정 결론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라스베이거스에 방문해 사상자와 유가족을 위로했지만, 총기규제 정책입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희생자들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하고 있다.”며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결코 여러분의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총기 규제 여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추가 규제 가능성에 관해 얘기할 때가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전날 라이언 의장에게 총기 규제 강화법을 요청하는 등 총기 규제론이 재점화하고 있는 가운데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3일 총기 소음장치 규제 완화법 표결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총기규제에 반대했으며, 이 과정에서 전미총기협회 (NRA)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 공화당이 총기규제에 난색을 보이는 것은 NRA의 전폭적인 정치후원금과 맞물려 있다며, 세부적인 후원금 내역을 보도했다.
 
하지만 NRA가 5일 범인이 사용했던 범프 스탁에 대한 규제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에 백악관도“변화에 열려있다”는 태도 변화를 보였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주요 인사들도 규제 필요 가능성을 이미 밝혀 범프 스탁에 대한 규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NRA는 이날 “반자동 소총을 완전 자동소총과 같은 기능을 하도록 하는 장비(범프 스탁)는 추가 규제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고 발표했다.
 
한편, 총기난사로 숨진 희생자 가족이 총격범 스티븐 패덕의 재산을 동결해 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7일 희생자 가족의 변호사는 클라크카운티 지방법원에 패덕의 재산동결 청원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클라크카운티 검찰청에 패덕의 부동산 내역 등을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 이번 소송은 패덕이 남긴 재산이 법적 상속자인 동거녀 또는 형제에게 넘어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처다. 패덕은 라스베이거스에서 2015년 도박으로 500만 달러(57억원)의 수입을 올렸으며 여러 건의 부동산을 소유한 재산가로 알려졌다.
 
이번 총기사건으로 한국인 피해는 물론, 부상자도 없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는 6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당국은 외국인 사망자가 발생한 국가에 대해서는 해당국에 통보했다고 알려왔다”며, “우리 공관은 사망자 통보연락을 받지 않았고 이를 통해 우리 국민 사망자가 없음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LA 총영사관은 사상자가 수용된 병원을 전수 조사 중”이라며 “현재까지 한국인 부상자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사고지역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한국인 145명의 소재 파악도 완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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