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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로힝야족, 누적난민 58만 2천명 넘어…교황, 로힝야 유혈사태 현장 방문 안 해

 
 
 
로힝야족의 미얀마 국경이탈이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17일 미얀마군과 로힝야족 반군의 유혈충돌이 시작된 지난 8월 25일 이후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난민 수가 58만 2천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일주일 전보다 4만 5천명 늘어난 것이다. 난민들이 등록과정에서 확인되면서 누적난민 수가 급증했지만, 그동안 난민들은 미얀마군의 협박과 식량부족 때문에 국경이탈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과정에서 미얀마 군인들의 살해위협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들 난민 가운데 60%에 달하는 32만명은 아동이며, 도피과정에서 부모를 모두 잃고 고아가 된 아이들도 1만 4천명에 육박하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성범죄나 인신매매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얀마군은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핍박받는 동족 보호를 명분으로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라카인주 북부 마웅토 등지에서 경찰초소를 습격하자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소탕작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특히 2차 습격사건 이후로는 전체 로힝야족 인구의 절반 이상이 국경을 넘어 피난했다. 난민들은 미얀마군이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하고, 성폭행, 방화, 고문을 일삼았다고 증언했고, 유엔은 미얀마군의 행위를‘인종청소의 교과서적 사례’라고 비판했다. 또 유럽연합(EU)이 미얀마군과의 관계를 끊기로 하는 등 국제사회의 본격적인 제재 움직임도 시작됐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와 군은 이런 국제사회의 비판이 부풀려진 것이라고 반박해왔다. 미얀마군은 자체 조사로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4일 미얀마군은 감찰참모 주도의 조사팀이 로힝야 반군 소탕전 과정의 규정 위반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은 자국 주재 미국 및 일본 대사와 면담하면서 로힝야족을 식민주의자들이 데려온 이민족이며, 난민사태를 언론이 과장해 보도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그는 로힝야족 민간인들도 ARSA가 주도한 경찰초소 습격에 가담한 뒤 스스로 위협을 느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는 주장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미얀마 정부는 국제조사단의 활동도 허용하지 않았다. 따라서 군당국의 자체조사가 면죄부를 주려는 시도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아온 아웅산 수치가 군부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수치 측 고문 가운데 한 명이 수치가 로힝야 난민사태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13일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송환될 난민의 재정착 등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수치 자문역은 전날 대국민 보고 형식의 TV 연설에서 “테러범들의 공격으로 촉발된 라카인주 사태와 이에서 파생된 여러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엄청난 관심을 보인다.”며 다시 한 번 로힝야족 사태의 책임이 반군측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수치는 이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로힝야족 난민을 위한 효율적인 인도주의적 지원과 재정착 및 재활, 항구적 평화를 위한 지역개발 등 3대 과제를 제시했다.
 
수치는 라카인주 내 다른 소수 종교집단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이들의 삶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라도 재정착과 재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수치는 ‘라카 인주의 인도주의적 지원과 재정착·개발을 위한 연방 기업’이라는 새로운 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스스로 이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로힝야족 난민문제 해결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힘으로써, 그동안 사태를 방치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난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국경 이탈난민 대부분이 미얀마 국적 또는 거주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16일 미얀마를 탈출한 로힝야족 난민을 태운 보트가 침몰해 최소 5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국경수비대(BGB)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얀 마-방글라 국경인 나프강에서 50여명을 태운 보트가 침몰했다. 이 사고로 어린아이 4명을 포함해 최소 5명이 죽고, 21명이 구조됐다. 나머지 20여명은 실종상태다. 그동안 최소 26건의 난민선 전복과 침몰사고가 발생해 18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8일 나프강에서 로힝야족 난민을 태운 선박이 전복되면서 최소 34명이 숨진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를 방문하지만, 유혈사태 현장과 난민촌에는 가지 않는다. 다만, 교황은 미얀마 불교계 지도자와 미얀마 군부 지도자들도 만날 예정이어서 로힝야족 난민과 직접 만나거나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로마교황청은 11월로 예정된 교황의 아시아 순방 세부일정을 공개했다. 교황은 11월 26일부터 12월 2일까지 6박 7일 일정으로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를 잇달아 방문한다. 교황은 27일 환영행사에 참석한 후 다음날 틴 초 대통령을 비롯한 미얀마 정부 관계자, 외교관리 등과 면담하고 곧바로 양곤으로 돌아온다. 교황은 29일에는 미얀마에서 첫 미사를 집전하고, 이어 불교계 원로들과 현지 주교단을 만날 예정이며, 30일 젊은이들과 만남을 끝으로 첫 미얀마 방문일정을 마무리한다.
 
유엔 안보리는 미얀마 정부를 향해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자행하는 군사작전을 즉각 중단할 것과 유엔군 및 구호 단체들의 인도적 지원 협조, 로힝야족의 안전한 이동 보장을 촉구했다. 유엔은 미얀마 정부에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8월 말 제시한‘로힝야족의 미얀마 사회 통합안’을 받아들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미얀마 사회통합안은 장기적 위기해결을 위한 로드맵으로,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에게 전달됐다. 국내 구호단체들과 종교계도 로힝야족 난민을 돕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지금까지 미얀마를 탈출해 자국으로 유입된 80만명 이상의 로힝야족 난민을 통합 수용할 세계 최대 규모의 난민촌 건설에 나선다. 로힝야족 통합 수용소는 현재 난민 수용소와 임시 수용소가 설치된 쿠투팔롱을 중심으로 설치된다. 총 1200만㎡ 크기로 확장되는 수용소에는 방글라데시로 넘어온 30만 명과 지난해 8월 이후 유입된 50만명 등 총 80만명의 난민이 순차적으로 수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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