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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칠레의 트럼프’ 피녜라, 4년만에 재집권…칠레도 좌파벨트 퇴조 대열 가세


남미에서 다시 우파의 바람이 일고 있는 것일까? '칠레의 트럼프'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대통령이 12월 18일(현지시각) 대선 결선에서 접전 끝에 승리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억만장자로 중도우파 야당연합 후보이자 우파 ‘칠레 바모스’(갑시다 칠레CV) 소속인 그가 승리하면서 칠레에도 우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피녜라 전 대통령은 11월 19일 대선 1차 투표에서 36.64%를 얻어 기예르 의원(22.70%)을 제치고 1위에 올랐으나, 과반 득표에 실패해 결선투표까지 치렀다.



박빙의 승부 속에 재집권 성공
칠레 선거관리위원회는 우파 야당연합인 ‘칠레 바모스’(칠레여 갑시다·CV) 후보로 나선 피녜라가 중도좌파 여당연합 ‘누에바 마요리아’(새로운 다수·NM)의 알레한드로 기예르 후보(상원의원)를 제치고 승리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피녜라의 상대 후보인 집권좌파연합의 알레한드로 기이예르는 “어려운 패배”라며, 선거 결과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피녜라가 예상보다 큰 격차로 승리했다며, 칠레 우파가 이번 대선에서 역대급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피녜라 당선자는 4년만에 재집권에 성공했다. 억만장자 사업가 출신인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빗대 ‘칠레의 트럼프’라고도 불린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27억 달러(약 3조원)에 달한다. 그는 1970년대 중반 시작한 신용카드 사업으로 부를 축적했으며, 중남미 최대 항공사인 LAN과 칠레 지상파 방송 중 하나인 칠레비시온, 현지 축구팀 콜로콜로 등의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하버드대 유학 억만장자 출신 사업가
외교관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는 1949년 12월 1일 산티아고에서 출생했다. 어린 시절을 벨기에와 미국 뉴욕 등에서 보냈고, 칠레 가톨릭대와 하버드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칠레로 돌아온 후 1971년부터 1988년까지 교육자로 활동하였다. 이후 1988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당시 대통령의 연임을 묻는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행사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1990년 수도 산티아고 동부 선거구에서 우파 정당인 국민혁신당 소속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피녜라는 2005년 미첼 바첼레트 현 대통령과 격돌하면서 우파 진영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피녜라는 첫 대통령 재임시절 칠레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경제 지도자답게 태평양연맹을 출범시키고, 투자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등 칠레 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했고, 에너지와 통신 산업의 규제 완화도 추진했다.


그의 첫 재임 기간 칠레 경제는 국제 구리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연평균 5.3% 성장, 실업률은 5∼6%대, 물가상승률은 3%이었고,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도 브라질과 멕시코에 이어 중남미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경제 성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정치·경제·사회·교육 등의 분야에서 전반적인 개혁과 질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제 대통령 공약으로 표심 자극
칠레에서 대통령의 연임은 불가능하지만, 중임은 허용한다.  피녜라는 지난 2014년 퇴임 당시 경제 불평등 악화와 교육 정책 실패 등으로 지지율이 폭락했지만, 바첼레트 정권이 경제난 등으로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받아 다시 기회를 얻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경제 회복과 정권 심판론’을 내걸고 변화를 호소했다. 또한, 칠레를 8년 이내에 중남미 최초의 OECD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선언했다. 피녜라 전 대통령은 바첼레트 정권이 초래한 경제난 극복을 최대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기업 증세와 노조 강화정책 등을 비판하면서 에너지·사회간접자본·보건시설 투자와 법인세 인하, 정부 지출 축소, 중산층 지원, 연금 개편 등을 약속했다. 동시에 바첼레트 정권의 고등교육 무상화 정책은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피녜라는 경제 성장률을 2배로 높이고, 6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다. 산업 규제 완화, 재정적자 축소도 약속했다. 피녜라 전 대통령은 바첼레트 대통령의 개혁 정책에 고삐를 죄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경제침체와 현 정권 개혁 미흡이 가장 큰 문제
칠레가 피녜라 전 대통령을 선택한 것은 변화와 연속성 중에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피녜라가 다시 대권을 거머쥔 것은 분배와 권리 신장보다는 성장에 따른 풍요를 갈망하는 국민적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그동안 과감한 개혁정책으로 해외에서는 호평을 얻었지만, 칠레 보수진영은 개혁이 과도하다는 비판을 해왔다.


바첼레트 대통령의 개혁정책 대한 실망감도 한몫 했다. 2015년 OECD 보고서는 칠레의 교육 불평등이 심한 것으로 평가했다. 바첼레트 대통령이 교육 개혁을 추진했지만, 학생들은 교육 시스템을 재정비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며, 규모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민영화했던 연금 개혁에 대한 불만도 높았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첫 번째 퇴임할 당시 지지율이 85%에 달했지만, 지지층의 개혁에 대한 실망감과 큰아들 부부의 부동산 부패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20%대 중반으로 추락했다.


칠레의 최근 경제성적표는 피녜라가 재집권에 성공한 배경을 잘 보여준다. 바첼레트 대통령의 집권기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대였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칠레의 경제성장률은 2014년 2.83%, 2015년 2.75%, 2016년 2.44%로 떨어지기 시작해 올해는 1.6%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피녜라 전 대통령 집권시절 기록한 연평균 5.3% 성장률과는 대조적이다.



칠레에서도 우파 정권 탄생
외신들은 좌파 성향의 미첼 바첼레트 현 대통령 후임으로 피녜라 전 대통령이 결정됨에 따라 좌에서 우로 정권이 교체됐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의 BBC방송은 1999년 베네수엘차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당선을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브라질, 칠레, 쿠바, 에콰도르, 온두라스, 니라카과, 우루과이, 베네주엘라 등 남미에서는 20년 가까이 좌파가 집권했지만,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최근에는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에 이어 우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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