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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칼럼 - 남성불임



우리 속담에‘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있다. 자식이 자라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부 모의 속 을 썩 이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애물단지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생겨난 말인지는 몰라도 솔직히 두 남녀가 양가의 축복 속에 한 가정을 이루는 이유는 사랑이니 뭐니 하는 아름다운 형용보다는 종족보존에 더욱 큰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어느 날 산모의 고통 속에서 태어난 아기가 자신을 닮은 모습으로 손가락 발가락을 꼬무락거리면서 방글방글 웃는 모습을 볼 때, 감히‘자식 없이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때문에 결혼을 하고 정상적으로 부부생활을 하면서도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사람들의 열망과 고통은 말할 수 없이 큰 것이다. 흔히 남성을‘씨앗’에, 그리고 여성을‘밭’에 비유하는데, 자식은 어디까지나 부부지도(夫婦之道)의 결정인 만큼,‘씨앗’이나‘밭’둘 중 어느 한쪽만 좋아 서는 좋은 결과를 바라기 힘든 것이다.



과거에는 자식을 낳지 못하면 대부분을 여성의 탓으로 치부하고 억울하게도 칠거지악에 속한다 하여 소박을 놓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여성질환으로 불임이 상당한 수에 이르고는 있지만, 근자에 이르러 불임을 호소하는 부부 중에는 남성들에게 문제가 있는 소위 남성불임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얼마 전 파리정액은행의 자료와 연구결과를 토대로 남성들의 정자 수가 수십년 사이에 절반으로 줄었다는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의 보도는 남성불임에 대하여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유엔에서도 남성 정자 생산의 감소에 대하여 크게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긴급회의를 여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는 기사를 대하게 되었다. 특히, 유엔은 창설 이래 산아제한사업에 역점을 두고 세계적으로 홍보를 해왔던 점에 비추어 그 내용이 심각하다. 실제로 핀란드의 과학자들은 81년에서 91년까지 10년 동안 정상적인 정자를 생산할 수 있는 남성의 비율이 56.4%에서 26.9%로 절반이나 줄었다고 보고했으며, 최근에는 비닐이나 각종 일회용 스티로폼 포장재료들에서 환경 호르몬이라는 내분비 교란물질이 검출되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최근 30여년간 일본 남성의 정자 수가 12% 줄어들었다고 아사히( 朝日)신문이 게이오(慶應)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인용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추세로 정자의 숫자가 감소할 경우 50년 후쯤이면 많은 남성이 생식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1973년 당시 평균정자 수가 1cc당 8900만개 정도가 92년에 6000만개 정도로 줄었다. 필자에게 찾아온 많은 숫자의 불임부부 중에도 남성에게 문제가 있는 쪽이 많은 실정이다. 그 중에는 외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총각시절 무분별한 성생활로 이미 몇 차례 성병을 앓은 병력을 가진 경우도 있고, 생활환경이나 직업적인 요인으로 인한 경우 등 매우 다양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남성불임의 경우 성기능 장애와 함께 오는 경우도 있지만, 정액의 이상으로 인한 경우 매우 많다. 전자제품의 범람으로 인체가 전자파에 노출된 것과 유해화학물질 등이 남성불임을 유발하고 있는 것은 벌써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얼마 전에는 전자부품 생산업체에 근무하던 남성들이 전자부품의 세척을 위한 화학약품에 노출되어 집단적으로 불임이 되어 산업재해 소송 중에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 경우 남성뿐만 아니라 같은 회사에 근무했던 여성들까지도 집단으로 생리가 없어지고 폐경기 여성증세가 나타나 평생불임의 굴레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아직도 남성의 사회적 활동이 왕성하고 위험한 일에 남성들이 많이 투입되고, 근대화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공해와 스트레스에 노출되다 보니 남성불임이라는 반갑지 않은 부산물을 생산하게 된 것이다. 또한, 주거환경의 변화도 남성불임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땅에서 올라오는 지기(地氣)와 태양의 양기를 함께 받으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고층아파트의 선호로 흙과 멀어지면서 땅에서 올라오는 지기(地氣)를 받아들일 수 없는 주거형태를 유지하게 되었다. 한 사람의 건강을 위하여 온갖 연구를 다하였던 북한의 김일성에 대한 자료 중에 흥미로운 것은 그의 침실에 대한 부분인데, 항상 2층과 3층 사이에 침실을 정한 것은 지기(地氣)적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필자를 찾아온 Y씨는 결혼한 지 7년이나 지났는 데도 자녀가 생기지 않아 웃음기 잃는 생활을 해오다 친지의 소개를 받았는데, 별로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어깨를 늘어뜨렸다. 그동안 산부인과는 물론 용하다는 의원을 찾기도 하고, 보약으로 섭생을 하기도 하였지만, 여전히 무소식이었단다. 정액검사결과 정자의 활동률이 약하고, 그 중에서도 죽은 정자가 많이 발생하였다. 이른바 사정증(死精症)이었다. 성질이 급하고, 화를 잘 내며, 손발에 열이 나서 잠잘 때도 발을 덮지 못한다 했다.



진맥해 보니 陰은 허하고, 火가 왕성한데, 진액은 부족하여 정자가 정액은 생성되어도 정자가 죽어버리는 것이었다. 이에 화( 火)를 식히는 한편, 음( 陰)을 자양시키는 처방으로 약 1개월간 투약한 결과, 정자의 활동이 왕성해졌다. 이때 태아양생을 위한 마음과 적절한 시기의 잠자리를 택하도록 조언했다. 얼마간 소식이 없다가 다시 필자를 찾아와서는 아내가 임신했는데, 산모와 태아에게 좋은 약을 먹이고 싶다며, 얼굴 가득 웃음을 담고 있었다.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인간을 본질적으로 만족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이제 불임극복에는 남성들이 먼저 나서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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